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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더 떨어진다”…공매도 잔고 또 최고치, 한미반도체·현대차 1위 다툼

서정민 기자
2026-04-15 07:3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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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결렬되며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국내 유가증권시장의 공매도 잔고가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직전 집계일인 10일 기준 유가증권시장의 공매도 순보유 잔고액은 16조9,27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25일 처음 16조원을 돌파한 이후 일시적으로 감소해 지난달 31일 14조원대까지 내려갔다가, 이달 들어 다시 증가세로 전환하며 재차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종목별로는 한미반도체가 1조7,973억원으로 잔고 규모가 가장 컸으며, 현대차(1조7,276억원), LG에너지솔루션(1조2,475억원), 미래에셋증권(8,733억원)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이날 코스피·코스닥을 합산한 공매도 거래대금은 1조8,334억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5,533억원 감소했다. 코스피는 1조3,757억원(비중 3.22%), 코스닥은 4,576억원(비중 2.59%)을 기록했다. 투자주체별로는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외국인 비중이 60%를 웃돌며 외국인 중심의 공매도 구조가 유지됐다. 공매도 거래 비중 상위 종목은 코스피에서 한진칼(33.67%), 코스닥에서 골프존(40.46%)이 각각 1위를 차지했다. 전일 기준 공매도 과열종목으로는 유가증권시장의 가온전선·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코스닥의 ISC·천보가 지정됐다.

공매도 급증의 배경으로는 중동 지정학 리스크가 지목된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과의 휴전 협상에서 합의에 실패하고 강경 대응 가능성을 시사한 데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까지 불거지면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강화됐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 시 차익을 실현하는 구조인 만큼, 잔고 확대는 추가 하락을 예상하는 투자자가 늘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전쟁 리스크가 일부 정점을 통과한 만큼 과도한 매도 대응은 지양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한편 공매도 제도를 둘러싼 논쟁도 재점화되는 모습이다. 공매도는 주로 기관·외국인이 참여하는 구조여서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된다. 글로벌 지수산출기관 FTSE 러셀 역시 한국 공매도 제도에 ‘제한적(Restricted)’ 등급을 유지하며 운영상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자본시장 간담회에서 공매도 제도의 합리성 점검을 지시하면서도, “시장 기능 측면에서 공매도는 필요하다”며 전면 폐지에는 선을 그었다. 정부가 추진 중인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해서도 공매도 제도 고도화는 핵심 요건으로 꼽힌다.​​​​​​​​​​​​​​​​